Diary2013. 6. 16. 17:08

서울시립미술관의 미술관 데이트 수업이 끝이나고, 시청에서 무작정 남산으로 가는 버스를 탔다. 버스 안에서 바라다보는 서울은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갑자기 그때 친구가 'for you'라는 멘트와 함께 멋진 첼로곡 하나를 링크해서 보내주었는데 순간적으로 폭풍 눈물이 흘러나왔다. 버스에서 음악을 들으며 폭풍눈물이라니. 너무 챙피해서 티를 안내려고 했는데 왜 그렇게 눈물은 멈추지않았는지. 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고, 나는 아직도 비행기 안에서 흘렸던 눈물을 잊을 수가 없다. 시간이 참 빠르게도 흐르는구나. 그리움이라는 것은 절대 퇴색될 수 없는 것이구나. 나이가 들어가며 그리운 것들이 점점 더 많아져서 가끔은 슬프기도 가끔은 행복하기도 하다.

 

원래 전시를 오픈하고 나면 너무 허무해져서 한동안은 다른것에도 집중을 잘 못하는데, 오늘이 특히 더 그렇다. 순간순간 긴박하고 타이트하게 작업을 하다가 그림들이 떠나간 방안에 우두커니 앉아있자니...뭔가 외롭고 무엇부터 해야할지 전혀 모르겠다. 전시가 완전히 끝나면 더 심하겠지. 다른 전시때보다 더 심해질까 무섭다. 전시가 끝나면 밀양, 순천, 통영, 거제, 울릉도 어디든 바람쐬러 가고싶다. 그냥 밀양에서 내려 놀다가 비둘기호(?) 무궁화호(?) 기차타고 간이역에 내려서 아무곳이나 돌아다니는 그런 소박하고 아름다운 여행 하고싶다. 함께 할 수 있는 사랑하는 사람이 곁에 있으니 어디를 가든 나는 좋겠지. 굳이 멋드러진 펜션이 아니라 작은 민박집이어도 나는 상관없다. 우리는 요즘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그중 가장 내가 기특하다고 느낀것은 티비를 없애자는 제안이다. 그래야 더 많이 서로를 볼 수 있고, 책도 읽고, 티비가 아닌 다른 것에 집중할 수 있지 않겠냐며. 음. 좋은 제안! ^^ 언제가 될지 몰라도 행복한 미래를 꿈꿀 수 있는 지금이 좋다. 중용을 잘 지키며 살고 싶다고 했던 나의 모습이 조금씩 실현되고 있는 것 처럼 느껴져서. 뭐든 열심히 살면 많은 복들은 굳이 끌어당기지 않아도 자연스레 다가오게 되겠지. 나는 그 힘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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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