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인도를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만나는 모임에 갔었다. 인도를 다녀온 사람, 그리고 곧 갈 사람들끼리 커리와 탄두리치킨을 먹으면서 두런두런 얘기를 나누었고, 난 그 시간이 좋았다. 한참 밥 먹고 라씨도 먹으면서 떠들다가 우연히 내 옆자리에 앉았던 여학생이 알고보니 서예를 전공했다고 했고, 전각을 배우고 있다고 했다. 그 학생은...서예나 전각쪽은 과가 얼마 없어서 참 배우기가 어렵다고 말하면서, "소문에 누군가가 해남에 있는 옥돌을 죄다 사들여서 아예 해남옥돌을 구할수가 없다던데 그게 사실인지 모르겠어요."라고 말했다. 그래서 나 왈, "그 사람이 제 아버지예요." 라고 말했더니, 화들짝 놀라면서 그게 사실이었냐고 완전 놀라워했다. 성경을 해남에 있는 옥돌에 완각하는 게 소원이자 일생의 꿈이셔서 평생 모으신 돈으로 해남 옥돌을 다 사셨다고. 그리고 그 돌들은 강원도 횡성에 고이고이 진열되어 있다고. 몇천개가 되는 돌들 때문에 아버지는 "내가 죽으면 이 돌들 다 땅에 묻어라."라고 하신다고.
어디를 가든, 무엇을 하든, 나는 아버지의 에너지 덕분에 더 힘을 내고 작업을 한다.
작업이 안되서 아빠에게 전활했더니, 뭐든 너무 성급하게 하면 될것도 안된다고 하시며, 기를 불어넣어 주신다고 수화기에 대고 "기를 받아라~ 기를 받아라~" 하신다. 귀여운 우리 아버지. 내게는 아버지 없는 세상이 상상도 안되는데. 어릴적부터 아버지의 빈자리를 상상하며 많이도 울었다. 올해 설에는 좀 더 착한 딸노릇을 해봐야겠다. 보고싶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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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01.18 아버지 3
Text2012. 1. 18. 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