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어김없이 세가족 펜타포트! 작년에는 더위땜에 애기도 우리도 다 고생을 했던터라 이번에는 낮에 하는 공연들은 포기를 하고 오후5시부터 밤 12시까지 그곳에 있었다. 아기들을 위한 수유실이 있어서 아기와 중간 중간 에어컨을 쐬기도 하고, 그곳에서 밥도 먹였다. 근데 문제는 수유실을 청소하시는 아주머니들...하. 정말 할말이 많다. 사람들이 쓰레기도 못버리게 쓰레기통 엎어놓고, 본인들은 계속 자리를 차지하고 수유실에 앉아 에어컨을 쐬면서 애기 아빠가 들어오면 눈치를 주고, 애기한테도 '자주 오지마라, 전자렌지 만지지 마라, 흙 묻히고 들어오지 마라, 바닥 닦았으니까 이제 들어오지 마라'길래 "네? 들어오지 말라고요?"라고 하니 말 바꿔서 밤 11시까지 하니 그 이후에 들어오지 말라는 얘기였다는 둥. 갑자기 애기 팔을 잡고 바닥 걸레에 발을 닦으라는 둥 아주 몰상식하기 그지 없었다. 놀러와서 언성 높이기도 싫고 싸우기도 귀찮아서 그냥 무시했는데, 펜타포트 건의사항 같은거 적는 게시판 있으면 적고 싶은 심정. 그래서 여기에 대충 적어본다. 수유실에서 갑질하고 계신 아주머니들...아기를 위한 곳인데 그러고 있으니 화가 많이 났다. 내년에도 또 그럴까 걱정이네.(2년 내내 똑같았음, 혹시 똑같으신 분인가?)
얼마전 순례길을 걷고 온 아빠 팔과 다리는 갈색 토시를 입은 것 같네. 하얀 양말 신은 고양이 같다.ㅋㅋㅋ
4살 울 애기는 벌써 두번째 락페네. 작년처럼 이렇게 올해도 또 찍어봤다.
우연히 만난 남편의 지인분이 찍어준 가족사진.ㅋㅋㅋ 새소년 공연 기다릴때! 노을이 넘 아름다웠다.
넘 설레구욧
20대 때는 맨날 알바하고 학비내고 생활비벌고 작업을 겨우 겨우 하는 삶을 연명하였기에 이런 락페는 꿈도 못꿨다. 나처럼 락을 사랑하는 사람이 락페에 못가는 게 어찌나 억울하고 부러웠는지. 가장 부러웠던 건 다른건 다 빼놓고서도 라디오헤드가 내한을 했을 때였다. 그걸 내가 못가다니 말도 안돼…하며 땅을 치고 마음속으로 무지 울었던 기억. 아가를 낳고 그때 락페에 못간 한을 푸는 것 같다. 이러나 저러나 나는 너무 락을 사랑하는 사람...20대의 마음으로 놀았다.
우리 부부를 닮은 아기는 새소년 (=빨간 옷 언니. 작년 펜타포트때 재패니즈 브랙퍼스트 공연에 나온 황소윤이 위 아래 빨간 옷을 입고 등장했었다. 그때의 강렬한 기억때문에 3살 아기는 그때부터 1년간 황소윤을 빨간옷 언니라고 불렀다) 공연을 무척이나 기다렸다. 그리고 아빠에게 장장 1시간을 안겨서 봤다. "아빠 근데 테잌 오 마이 니이이이~ 이 노래는 왜 안나와?" 라고 물어보고 또 나한테 와서도 엄마 그 노랜 왜 안나왔어? 그러길래 "그건 빨간옷 언니가 밴드로 할때 음악이 아니고 혼자 활동하며 낸 앨범에 있는 음악이라 그래~"라고 설명해주었다. 아기와 아빠는 그렇게 공연을 보다가 카메라에 잡혀서 스크린에 몇번이나 등장했고, 행복하게 즐기는 모습이 찍혀서 보는 나도 너무 웃겼다. (그 후 아빠의 팔은 며칠간 힘이 안들어갔다고 함...또르르) 그리고 국카스텐 팬 분이 우리 아기를 스크린에서 보고 나에게 디엠을 보내주었다. 그 찰나를 발견하신 그 팬분도 넘 대단하시고, 또 반갑기도 하고, 참 재밌었다. 마지막은 김창완 아저씨였다. 울 애기는 "아니 벌써~"이러면서 계속 춤주고 파닥파닥거리고 아주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잔디를 뛰어다녔다.(꼬맹이 에너자이저)
집에 오니 밤 12시. 아기는 씻지도 않고 곯아떨어졌다. 아침에 눈 뜨자마자, "엄마 우리 어제 어디 갔다왔지?"라고 물어본다.ㅎㅎㅎㅎㅎ "공연 넘 재밌었지? 응! 우리 다음에 또 가자! 응!" 행복한 순간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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