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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5.10 비가 오네
Text2013. 5. 10. 02:39

새벽 2시가 넘어가는 시간. 오늘도 10시-2시 사이엔 잠을 자지 못했다. 이 시간이 되면 내 스스로에게 조금 노여워진다. 왜 여태까지 이 정도 작업밖에 하지 못했나 하고. 그래도, 개인전 준비하면서 학교-문래동 작업실-집 세곳을 돌아가며 작업을 여기저기에 퍼트려놓고 작업했던 09년 때보다는 몸은 편하게 작업을 하고 있으니, 길에 버리는 시간이 줄어든 것에 대해서 다행이라 생각한다. 숨을 고르고, 마음을 다시 다 잡고, 빗소리와 아름답게 어우러질 수 있는 음악을 골랐다. 김윤아의 솔로 3집인데, 이 여자...그냥 밴드 할때 음악이랑 솔로곡은 정말 천차만별이다. 어두운 감성이 얼마나 깊고 진한지 모르겠다. 그래서 난 좋은거고. 이번달에는 시규어로스의 공연을 꼭 보러가고 싶었는데 전시 전에 필요한 자금들이 생각보다 많이 필요하게 되어서 공연은 포기했다. 언제 또 아이슬란드에서 한국을 올지 모르겠다는 생각에 아쉬움이 너무 크지만 공연보다도 지금은 재료비가 더 중요하니까. 좀 슬프다. 시규어로스 음악이 내 작업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주었는지는 가늠하기 어렵다. 정말 무한대일거다. 대학 2-3학년 학부시절부터 쭈-욱 들어왔으니까, 거의 10년을 좋아한 밴드인데. 올해는 내게 공연이라는 선물을 주지 못했으니...내년에는 좋은 공연 꼭 놓치지 않고 보고싶다. (여유 자금을 미리미리 모아두어야지) 작업을 하다보면 종종 머릿속에서 나도모르게 예민하고 우울하고 깊은 검은 감각을 툭툭 건드린다. 그 안에서 허우적 거리다가 내가 왜 이곳에 있는지, 왜 살아야하는지, 왜 그림을 그리고 있는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원론적인 고민들이 시작된다. 답도 없는 것들을 계속 내게 질문해댄다. 오늘은 가수 비가 꿈에 나왔는데, 막혀있는 공간에서 비에게 물고문도 당하고, 폭행도 당하고, 그러다가 비의 눈을 피해서 그 공간에서 도망치려고 나왔는데, 다시 또 사람들이 빼곡한 시장이었다. 한손에는 케이크가 들려있었고, 떡볶이를 먹었다. 그리고 여차저차해서 집으로 왔는데, 케이크가 내 손에 없었다. 케이크가 상징하는게 뭔지는 잘 모르겠는데 난 중요한 무언가를 잃어버린 사람처럼 엄청 불안에 떨었다. 꿈에서 깨어나자마자 너무 무서웠지만 날 안아줄 사람은 옆에 없었다. 문득 나는 멘탈이 강한 사람인지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다. 나는 멘탈이 강한 편일까? 아님 그 반대의 사람일까? 어느것과 나를 비교해야 나를 좀 더 잘 알게될까? 오늘은 제발 부탁이니 그런 무서운 꿈은 꾸지 않았으면 좋겠다. 진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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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