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에 관한 꿈을 자주 꿨다.
전시가 다가오면 꿈꾸는 횟수와 빈도가 점점 잦아졌다.
매일 꿀때도 있었고, 하루에 여러개의 꿈을 꿀때도 많아서 눈 뜨자마자 메모장에 적어둔 꿈 일기들이 수두룩빽빽이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도 주인공처럼 꿈속에서 나왔던 그림을 현실에서 애써 기억해내려고 했던 때가 떠올랐다. 왜 항상 꿈속에서 본 그림들은 현실에서 재현이 안될까? 그 컬러와 구상들을 잊지 않으려고 아무리 기록을 해놓고 떠올려보려해도 그 감각들은 완전히 휘발되어버리고 남는건 아무것도 없었다.
이 책의 첫 페이지에서는 엄마가 식칼로 남편의 목을 따고 뒤이어 딸도 죽이려하다가 미수에 그치고마는 장면이 묘사된다. 첫 페이지서부터 아주 눈을 떼지 못하겠더니 중간 이후까지도 뭔가 현실이고 꿈인지, 뭐가 진실이고 거짓인지 알수가 없어서 막 돌아버리기 일보직전의 상태가 되어버린다. 헉 이게 그거야? 엇 이것도 아니야? 그럼 뭐지? 아 이건가? 아니네? 완전 다 꿈인거 아니야? 그것만 환각이었나? 다 없던일인가?... 계속 머리위에 퀘스천마크가 또잉 또잉 솟아나고, 결국 마지막 50페이지 정도에서 진실을 알게되면 무척이나 소름돋는 반전의 반전이 나온다. 이 작가는 소설을 완성하기위해 얼마나 많은 공을 들였을까. 절대 쉽게 쓸수 없는 글이었고, 이런 작가가 한국에 있다니 하며 감탄하고 응원하며 읽었다. 끝까지 다 읽고 다시 앞으로 가서 80페이지 정도까지 다시 읽었는데 좀 소름이었다...강추하는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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