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2019. 5. 21. 12:56



이런 마음가짐을 가지고 살면서, 15년을... 다른 마음으로 아이들을 교육했다. 아니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아이들에게 ‘그림을 그리는 법’을 가르쳤다. 시스템 안의 교육 방침, 필수 과정, 노하우라는 말로 포장하여 그것에 익숙하도록 그렇게 컨트롤 해왔다. 아이들 뿐만 아니라 내 스스로도 컨트롤 해야 했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아이들을 가르칠때마다 내적갈등이 있었다. 뭔가 이렇게 가르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면서도 그렇게 가르쳐야만 했다. 결국 나는 좋은 교육자가 아니었던 것 같고, 그 안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마음으로 그 일을 그만두기까지 15년이나 걸렸다. 먹고사니즘에 휘둘리지 않으면서 자신이 하고자하는 그림만 자유롭게 그릴 수 있다는 건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항상 그렇게 예술적 자아와 사회적 자아는 분리되었고, 나는 그것의 밸런스를 유지하기 위해 나를 위한 선택을 했을 뿐이었다. 그만두는 것. 여전히 내가 많은 제자들에게 좋은 스승으로 기억되지 않더라도, 적어도 내 진심을 알아주는 소수의 제자들이 있어 그나마 위안이 된다. 적어도, 내가, 노력해왔다는 것을 알아주는 그런 인간적인 제자들. 벌써 그 제자들은 결혼도 하고 아가도 낳고 또 군인도 되었다. 이렇게 긴 긴 시간이 빠르게도 흐르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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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