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디오 이사가 끝났다. 이번이 16번째 이사인데도, 너무 힘들었다. 넓은 공간에 있다보니 짐이 점점 늘어나서였겠지. 우리 차로 3번 옮긴 뒤, 시부모님이 오셔서 우리 차와 부모님 차 2대로 또 3번씩 옮기고, 마지막으로 용달을 불러 큰 짐들을 옮겼다. 차가 10번 왔다 갔다 한 셈이다. 시부모님께서 이틀이나 오셔서 짐나르기를 도와주셨다. 작가 와이프, 작가 며느리를 둬서 울 신랑도 아버님도 어머님도 완전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거기다, 3층에서 3층으로 가는 이사는 너무 빡쎈 것이었다... 이사를 하며 내가 왜 이렇게 그림을 많이 그려놨을까 잠시 후회. 이사와 정리만 일주일이 넘어가고, 나는 거의 2주 정도 붓을 들지 못한 상태라 신경이 아주 곤두섰지만, 정말 열심히 빠르게 정리를 했다. 그런 내 옆에서 묵묵히 짐을 나르던 신랑의 까매진 얼굴을 잊을 수 없다. 작가들의 남편님들은 진짜 상 줘야 한다는 생각이다.ㅠㅠ 새로 가는 작업실은 평수가 더 작아서 버려야할 것들이 많아 정리하는데 애를 많이 먹었다. 가장 속상했던 건, 그림들을 너무 자주 여기저기로 옮기면서 생기는 파손. 그리고 십여년 전, 너무 상황이 좋지 않았을 때 왁구를 뜯어서 캔버스면만 따로 보관한 그림들이 더러 있었는데, 뜯어보니 너무 상태가 좋지 않아 마음이 무너졌다.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전시 끝나고 다시 정리를 기약하며 캔버스를 말아넣어두었다. 더 이상 나빠지지만 않기를.ㅠㅠ

안녕! 1년 9개월 간 잘 썼다. 오픈 파티날 이곳에 사람들이 바글바글거렸었는데. 추억이 많은 곳. 시원섭섭.

새로운 곳에서 다시 적응해야지. 조용한 동네에서 작업할 맛 난다. 좁지만 아담하니 나는 좋다. :)

Posted by go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