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2017. 1. 13. 00:19

# 6주간의 임용 실기 강사일은 엊그제 끝이 났다. 생각보다 체력이 받쳐주질 않아서 초반에 많이 힘들었고, 작업할 시간이 적어져서 계속 불안만 늘어갔다. 그런데 어느새 6주라는 시간이 흘렀고, 끝나고나니 시원섭섭한 기분이 들었다. 선생님들이 다 잘되길 빌었는데, 1차 결과 후 오셔서 눈물을 쏟으시고는 다시 내년을 준비하시는 분들도 많았다. 몇년씩, 그렇게, 하루 열시간 넘게 공부를 하고 열시간 넘게 그림을 그리고...어렵게 1차에 합격하게되면, 2차 실기 이후엔 또 면접 준비를 해야한다. 사는게 다 빡세지 싶으면서도, 바라보는 입장에서 마음이 참 그렇다. 예고에서 아이들을 가르칠때에도 비슷한 마음이 들어 힘들었었는데. 15년간 이어왔던 강사일의 마지막이라 생각해서였는지 기분이 이상했다. 그리고 그간 정이 들었는지 헤어질 때 눈물 그렁그렁해주시던 분들도 있어서 너무 감사했다. 언제 어디서든 좋은 인연으로 다시 만날 수 있겠지 생각하니 뿌듯하기도 했다. 일단은 일이 끝났으니 이제 한달 남은 전시준비에 집중을 해야하는데 걱정이 태산이네.

# 전시를 준비하며 이번처럼 힘들었던 적이 있었는지, 이번처럼 불안했던 적이 있었는지 잘 기억이 안난다. 단지 지금 현재 내 상태가 매우 불안정하다는 것. 새 작업들을 다 늘어만 놓았고, 진전이 안되는 걸 보면서 자괴감마저 든다. 집안일도 많고, 새로 구한 작업실&샵 정리도 해야할일 투성인데다, 이것 저것 생각해야하는것도 많아서 자꾸만 붓을 드는 일이 뒷전이 되는 것이다. 그 수 많은 '일들' 사이에는 내가 힘들다고 기댈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힘들고 외롭고 지친다. 이렇게 계속 쌓이고 쌓인 불안이 과포화상태가 되어 그림 앞에 서면 일단 멍해지고 슬퍼진다. 그냥 그렇다.

# 인간은 어쩔 수 없이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 존재인가...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차라리 그럴바엔 공통 언어가 존재하기 이전으로 돌아가거나, 그냥 텔레파시만으로만 서로의 마음을 알게되면 참 좋을텐데. 인간이 동물보다 나은게 도대체 뭔지 잘 모르겠다. 오늘은 강아지 두마리를 키우는 꿈을 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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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