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책이 그렇게 재밌다는데! 사야하나 말아야 하나. 뜨끈뜨끈한 신간이다. 주디스 버틀러가 찬사를 보냄.*
게일 루빈은 우리나라에 많이 알려지진 않았지만 ‘성(性)’을 둘러싼 논쟁적 주제를 급진적으로 다뤄온 인류학자다. 그가 25살이던 1975년 발표한 첫 논문 ‘여성 거래’는 성적 불평등과 여성 억압을 계급 범주로만 규명할 수 없음을 밝히면서 ‘섹스/젠더 체계’를 처음으로 개념화 했다. 그는 인류학자 레비스트로스의 친족이론을 도입해 남성 지배 사회의 기원이 여성 거래를 통한 친족 형성에 있음을 밝힘으로써 성(性)인류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이 논문은 미셸 푸코의 명저 ‘성의 역사’에 비견되며 페미니스트들의 찬사를 받았다.
하지만 여성만이 아니라 모든 섹슈얼리티의 자유를 옹호하는 그는 얼마 안돼 논쟁의 대상이 됐다. 80년대 주류 페미니즘은 성범죄와 성폭력의 주범으로 포르노그래피를 지목하고 반(反)포르노 운동을 벌였는데, 급진적인 그의 가치관과 논문은 저열하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성적 하위문화에서 분명히 생산되고 있지만 주류 연구자들이 간과해온 것을 훌륭하게 설명해냈다.
책은 40여 년간 발표한 논문 가운데 14편을 직접 추리고 새로운 서문을 써 넣은 선집이다. 그동안 그의 논문은 국내에 비공식적으로 번역돼 읽혀 왔다. 이번 선집은 국내 섹슈얼리티 담론 및 연구를 확장시키는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민일보 기사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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