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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6.07 일요일의 고다르 세번째
Diary2010. 6. 7. 00:51

한받님의 초대를 받고 홍대에 있는 키친 앤 고다르로 향했다. 이런 자리를 기획하는 겸이와 고은이, 다함씨가 참 좋은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에 갈때마다 흐뭇한 느낌이 든다. 이번은 '일요일의 고다르' 세번째 자리였다. 이번엔 나의 정신적 지주인 한받님이 참여하셔서 더욱 더 기대가 컸다.


박다함씨의 사회로 시작되었다. 첫번째는 Recandplay.


REC + AND + PLAY 는 라이브 연주들을 기록하여 비디오 블로그를 통해 사람들과 그 영상을 공유하고, 텍스트와 함께 그들의 음악을 소개한다.(이전의 것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어쩌면 그냥 단순히 일상적인 풍경에서 혹은, 일상적이지 않은 풍경에서 라이브 공연을 찍어 올리는 것이라고만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내가 느낀 그들의 행보는 그렇게 단순하지만은 않은 것 같다. 사실 고다르 피티를 보기 전 나는 이들에 대해 전혀 몰랐지만(-_-;;; 미안합니다. 그간 너무 정신없이 살았어요.) 사이트를 보다보니 영상을 촬영하는데 있어 장소적 제약이 없는 것도 재미있고, 그 특별한 장소가 만드는 소음들까지 음악과 함께 조화를 이루는 것도 재미있었다.(본 음악에 방해받지 않을 정도의 자연스러운 소음들이랄까.) 이들 넷은 이동하는 새로운 차원의 채널을 만들고 있었다. 거기에다 온라인으로 많은 사람들과 공유 하고 오프라인에서 공연+전시도 하니(at 쌤), 이것은 음악을 하는 사람들에게나 이 영상을 접하는 사람들에게도 참 좋은 일임이 분명한데, 특히 음악을 하는 사람들에게 제일 즐거운 일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양한 시도를 하는 이들에게 정말로 박수를 보내고 싶다.


두번째는 독립 출판을 하는 Look Find Free의 고민구, 최아영씨다. 이들의 진은 에이포 4장을 중철하여 만드는 것인데, 한달에 한번씩 진이 만들어져 지금까지는 8권의 진이 발행되었다. 둘이서 쪼그려 앉아 놋북 앞에서 스탬플러를 찍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다. 이들의 피티를 보면서 살짝 디자이너 슬기와 민의 작업 피티가 스쳤는데 아마도 디자인을 하는 사람들의 특유의 보링한 느낌때문이었던 것 같다. 이들의 보링함은 잡지에 진솔하게 담겨져 한자 한자 세심하게 글을 읽어보게 한다. (나도 이런 류의 글들을 참 좋아하는데) 아무래도, 내 주변의 회화 전공 친구들이 만드는 진들은 우선 이미지와 컬러에 좀 더 집중하는 반면 이들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고 매우 일상적이고 많이 통용되는 주제를 다루기 때문인 것도 같다. 가볍지 않아 좋다. 이 8권의 정기간행물이 한권의 책으로도 만들어진다니, 그 책이 어떤 모습으로 나올지 기대해봐야겠다. 바로 위의 사진은 플래툰 쿤스트할레에서의 전시 장면이다. 벌써 쿤스트할레에서의 내 쇼케이스는 작년이 되어버렸다. 윽. 시간이 빠르기도 하지. 


세번째는 전방위아티스트 한받(아마츄어 증폭기)이다. 한받씨는 97년도에 만든 영상과 논밭공연, 스리랑카에서 온 친구가 찍은 아마츄어 증폭기의 다큐멘터리, 사계절 스픈사 뮤직비디오를 상영했는데, 나의, 아니 2003년 결성된 퇴물밴드의 정신적인 지주가 되었던 논밭공연을 한번 더 볼 수 있어서 좋았다. 그때의 우리는 친구들과 함께 아마츄어 증폭기를 신으로 모시며 정신적 지주임을 확고히 했다.(근데 사실 퇴물밴드 중 다 그랬던 건 아니고, 나와 언슝 둘이서만 난리치고 다녔던 것 같기도....-_-) 부모님 집이 강원도에 있다는 것을 빌미로 기타를 들고 집에 갔을 때, 집 앞 논밭에서 공연을 하기도 했다. 영상은 없지만 증인은 있다. 증인은 엄마.ㅋㅋㅋ 엄마가 내 모습을 보고서 어찌나 배꼽을 잡던지. 아무튼, 그런 추억이 담긴 논밭공연은 지금 봐도 역시나 최고였다. 그리고 아츄의 다큐는 1년 전에 한국영상자료원에서 상영했었는데 그때 보러 가지 못했다가 이번 기회를 통해 보게 되어서 너무 기뻤다. 밥을 먹다가 기타를 치는 모습이 너무 천진난만하고 행복해 보였다. 그리고 설명이 필요없는, 내가 정말 좋아하는 수성랜드 음반의 사계절 스픈사. 그 노래를 들으면 매번 가슴이 절절해지는데 그 이유는 잘 모르겠고 매번 그렇다는 것만 기억에 있다. 그래서 음악으로 사람을 절절하게, 그것도 들을때마다 매번 절절하게 하는 아마츄어 증폭기는 누가 뭐라고 하든 내가 생각하는 진정한 예술가다. 음유시인이기도 하고. 누군가는 그렇게도 말하더라. 노래가 순수한 척 하는 것 같아서 싫다고. 뭐 어쨌거나 생각하는 건 자유지만 그런 말을 하는 사람들이 한받의 기록과 음악적 태도를 조금만 더 알고 이해하게 된다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한받은 자위-자각-자립의 형태로 아마츄어 증폭기가 발전했다고 말한다. 순수한 척이라는 느낌은 아마 자위나 자각의 전단계에서 느꼈던 건 아니었을까? 하고 생각해본다. 결혼을 시작으로 사라진 아츄가 다시 부활하는 때는 언제가 될런지?ㅎㅎ
 


4장 구입한 수성랜드 앨범을 작년부터 고심하면서 주변의 지인들에게 선물로 주었는데, 마지막 1장의 주인공이 누가될지 생각하다가 겸이에게 넘기기로(?) 결정했다. 잘 듣고 음악 감상평 써. 영화 작업에 도움이 될지도.^^ 네번째 고다르 포스팅은 다음 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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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