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본다고 돌아다니다보면 정신없이 3-4시간이 간다. 칠보사라는 절이 종로 11번 종점에 있어서 잠시 들렀다가, 삼청동 끝에서부터 전시보기를 시작했다.
오늘의 내 루트는, PKM갤러리-갤러리 도스-갤러리 도올-갤러리 스케이프-국제 갤러리(신관, 본관)-학고재-세움 아트 스페이스-아라리오 갤러리-트렁크 갤러리-아트 선재-이화익 갤러리. 그 중에 인상적이었던 전시를 소개하려고 한다. 그런데 소개하려고 하니까 두개의 전시는 공통점이 하나 있다. 스케이프에서 곧 막을 내리는 2인전의 안지산 작가님 아버지는 안창홍 선생님이시고, 세움에서 전시하는 허보리 작가님의 아버지는 허영만 만화가이시다. 두분 다 어마어마한 아버지를 둔 작가분들이다! 안지산 작가님의 그림은 한국에서 처음 전시하는 것 같은데 (확실하진 않음), 왠지 예전에 안창홍 선생님께서 아들분 얘기를 해주셨던게 기억이나서 큐레이터분께 여쭤보았더니 그분도 잘 모른다고.-_-;;; 그래서 안창홍 선생님께 직접 여쭤봤더니 맞다고 말씀해주셨다. 예전에 작업 좋다고 잠깐 얘기해주셨을 때, '안창홍 선생님이 좋다는 작업이면 진짜 좋은가보다...'라고 생각했었다. 아들인데도 불구하고 그렇게 말씀하시는것은 다 이유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 이유에 대한 답을 오늘 알게됬다. 그게 벌써 3년 전 일이다.
이 작업은 토시유키 코니시 작가의 작업이다. 난 맨위의 작은 작업이 가장 좋았다.
이 작업이 안지산 작가님의 작업이다. 손과 발, 그리고 얼굴의 형상이 비슷하게 나와서 벨기에 작가 Michael Borremans의 작업이 연상되긴 했는데, 그 작가보다 훨씬 감각적으로 잘 그리시는 듯. 이전의 작업들도 실제로 봤으면 싶다. 지금은 네덜란드에서 활동하고 계신다고 한다.
갤러리 지하에 전시되고 있는 토시유키 코니시 작가의 작업들도 참 좋았다. 자유로운 필치 + 색감이 주는 뭔지 모를 따뜻함이 있다. 이 작가는 사람들의 형상을 뭉개뜨리고 지우고 덧입히지만 분명 시선은 차갑지 않다. 그게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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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움 아트스페이스는 올해 3월에 개관한 곳인데, 지하 3층 깊숙한 곳까지 총 4개의 층이 전시장이다. 이 4개의 층을 모두 다 써서 개인전을 하고 계신 허보리 작가님 작업들. 핸드폰 배터리 관계로 사진이 얼마 없지만, 실제로 이 작업을 보니 정말 어마어마한 시간과 노동의 결과물이었다. 일일이 꿰매서 탱크를 만들다니. 이런 에너지는 본받아야 함...
전시장 돌아다니고 볼일보느라 오늘 하루를 다 썼네. 그래도 이렇게 다리 아프게 전시장을 돌아다녀야 뿌듯한 느낌이 든다. 얼마전 [아시아 예술극장]에서 아핏차퐁 위라세타쿤 감독과 차이밍량,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등등의 주옥같은 영화들을 상영했지만 너무 멀어 가보지 못했다. 아쉬운 마음에 카탈로그를 읽어보았다.
"영화와 같은 평면적 매체를 통해 다층적인 구도를 만드는 것은 내게 쉽지 않은 작업이다. 그렇기 때문에 새로운 형식, 즉 연극을 통해 이를 탐구할 수 있게 된 것은 기쁜 일이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발상은 극장의 관객들을 모종의 질병에 감염시키는 것이다." -아핏차퐁 위라세타쿤
하...최근 영화들은 꼭 찾아서 봐야지. 그리고 다가오는 부산국제영화제도 기다려라!!! 개막작인 인도영화 <주바안>은 시간이 안되서 보지 못할 것 같지만.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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