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시스 베이컨'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5.05.06 나는 왜 정육점의 고기가 아닌가
  2. 2010.06.26 프란시스 베이컨이 생각나는 풍경 10
books2015. 5. 6. 21:45

이미지가 물감의 아름다움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고 말했던 베이컨. 그는 평생 작업실을 한번도 청소하지 않은 작가로 유명하다. <나는 왜 정육점의 고기가 아닌가?>라는 책은 그가 25년간 데이비드 실베스터와 인터뷰한 내용이 담겨있는데, 회화를 사랑하는 작가라면 이 책을 읽으면서 매우 자주 마음에 요동이 칠 것이다. 한 장씩 넘길 때마다 맹렬한 기대감이 생기고, 공감을 하게되며, 나의 작업 세계를 꾸준히 떠올리게 된다. 베이컨의 힘이 무엇인지 절절하게 깨닫고 있는 중이고, 이전의 모호했던 물음표가 느낌표가 되어가는 과정이 엄청 디테일하게 다뤄져서 흠칫 놀라며 읽고 있다. 소장해놓고 생각날때마다 읽고 싶은, 그래야할 책이다. 아쉬운 점이라면 작품 이미지가 모두 흑백인쇄라서 느낌이 다소 떨어진다는 것. 그러나 이 책이 화집이 아니니 그러려니하며 글자에 더 집중해서 읽고 있다. 

사진은 시드니 현대미술관에서 본 베이컨 작품이다. 유리에 반사되어 잘 나오지 않아서 아쉽다.


'books'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도 & 로맨틱 힐링> 완전 구림  (0) 2015.06.11
<12억 인도를 만나다> + 인도에 가고 싶다 + a  (0) 2015.05.27
굴과 아이  (0) 2015.04.24
글로벌 거지 부부  (0) 2015.04.12
내가 이렇게 외면하고 길을 걷는 것은  (0) 2015.04.02
Posted by goun
Travel/Egypt2010. 6. 26. 23:06

이집트 서쪽 리비아 사막과 맞닿아 있는 시와. 시와의 사막 근처 시내에서 고기는 참 귀할 법. 풍경은 제 몫의 나르시즘을 챙겨 멀리 달아날 것 같았고, 그 틈을 타 재빨리 사진에 담는다. 저 무슬림 아저씨가 베이컨이 그린 교황처럼 잠시 스쳐보였던 건 나뿐만은 아니겠지? 벽에 새겨진 글씨들과 정갈해보이는 저울, 검은 비닐봉지 3개가 놓여진 위치들이 어쩌면 하나같이 아름다운 구도를 위해 놓여져 있는것 처럼 보이는 것이냐. 이런 풍경은 단지 풍경으로서만 존재하지 않는, 욕동하는 풍경처럼 보인다. 이것들이 내 자신을 탈육화 하게 하고 부동의 순간으로 대체하는 것 같다. 마치 꿈틀거리는 갓 잘린 탯줄을 담은 것마냥 가슴 설레던 순간. 아. 이런 느낌은 역시 여행에서만 느낄 수 있는 것이라며, 단지 한장의 사진에 이렇게도 많은 의미들을 채우고 있는 거다.

'Travel > Egypt'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억, 발걸음  (4) 2010.07.02
알렉산드리아의 밤  (0) 2010.06.28
예술가와 수단 쌍둥이 + 압두르기봐 사건 (with누비안)  (0) 2010.06.12
아나 베흐벱 만수  (2) 2010.06.11
카르낙 신전의 여기저기  (1) 2010.06.09
Posted by go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