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가 물감의 아름다움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고 말했던 베이컨. 그는 평생 작업실을 한번도 청소하지 않은 작가로 유명하다. <나는 왜 정육점의 고기가 아닌가?>라는 책은 그가 25년간 데이비드 실베스터와 인터뷰한 내용이 담겨있는데, 회화를 사랑하는 작가라면 이 책을 읽으면서 매우 자주 마음에 요동이 칠 것이다. 한 장씩 넘길 때마다 맹렬한 기대감이 생기고, 공감을 하게되며, 나의 작업 세계를 꾸준히 떠올리게 된다. 베이컨의 힘이 무엇인지 절절하게 깨닫고 있는 중이고, 이전의 모호했던 물음표가 느낌표가 되어가는 과정이 엄청 디테일하게 다뤄져서 흠칫 놀라며 읽고 있다. 소장해놓고 생각날때마다 읽고 싶은, 그래야할 책이다. 아쉬운 점이라면 작품 이미지가 모두 흑백인쇄라서 느낌이 다소 떨어진다는 것. 그러나 이 책이 화집이 아니니 그러려니하며 글자에 더 집중해서 읽고 있다.
사진은 시드니 현대미술관에서 본 베이컨 작품이다. 유리에 반사되어 잘 나오지 않아서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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