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문영 작가님의 이전 책에서는 죽음에 대한 심층적인 탐구가 보였다면, 요즘은 인간의 탄생과 그로인한 육아의 노동을 넘어 선 사랑과 이해(애착)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시는 것 같다. 지금까지의 관념들은 싹 다 버리고, 전복하고, 비틀면서 다채로운 구조로 이야기들을 만들어낸다. 문장 하나하나 얼마나 많은 퇴고 끝에 완성을 했을까… 얼마나 연구를 많이 하셨을까 그런 고심의 흔적이 엿보인다. 주인공들 뿐만아니라 그 주변 것들에까지 다양한 연구와 노력의 흔적들이 느껴지니 말이다. 하나라도 가벼이 넘기지 않고 어떻게하면 나의 상상을 현실처럼 그려낼 수 있을지 고민하는 그 의지! 그리고 매번 결론은 상상 그 이상이다.
“연음은 땅에 누워 몸을 최대한 웅크렸다. 그는 무주지 사람들이 처음에 품은 질문을 사랑했다. 열린 강령, 양육 수칙보다 더 자주 중얼거리던 말이었다. 자신이 아는 것 이상을 꿈꾸지 못하는 인간이 인간일까. 자신과 이미 닮은 것만을 사랑하는 존재가 아름다울까. 연음은 그런 물음을 조용히 곱씹어보던 시간이 좋았다.” -p.40
“지구가 열악한 행성이 된 이유를 기후 변화 때문이라고 답할 수는 없었다. 그건 누군가 죽은 이유를 심정지라고 말하는 것과 비슷했다. 그러니 질문을 이렇게 바꿔야 했다. 지구가 열악한 행성이 될 때까지 누가, 어떻게 살았나. 왜 그렇게 지냈나.”
-p.41
아직 이 책을 다 읽지 못했지만, 나는 박문영 작가님의 책들이 너무 좋다. 그래서 다 읽지도 않았으면서 뭐라도 남겨놓고 싶어서 이 글을 쓰고 있다. 이번 SF 독서모임에서도 이 책을 추천했고 바로 다담주에 읽고나서 토론하기로 했다. 어떤 이야기들이 나올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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