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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정말 정말 사랑했던 이집트. 이집트에 빠져서 매일 이집트 관련 책을 보고, 람세스와 사랑에 빠졌던 때가 2010년이니 벌써 12년이나 지났다. 이집트에 대한 관심은 2009년 ‘스핑크스의 눈물’이라는 개인전을 열고 난 후 관심이 열망으로 번져 걷잡을 수 없이 이 곳에 쫙 빨려들면서 시작되었다. 이집트를 가야겠다고 마음을 먹고나서는 이집트 여행을 위해 일을 더 많이 하고, 돈을 모으고, 깜지가 될 정도로 A4용지에 이집트 왕조를 정리하고, 밤새 람세스 책을 읽고, 유물 유적들의 의미와 내용들을 익히곤 했다. 그 종이들은 여행의 시작과 끝까지 내 주머니에 고이 접혀 나와 함께 여행을 했다.^^ 2010년 이집트로 여행을 갈 당시에 찾아봤던 책들과 비교해보니 그때 이런 책이 나왔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하는 생각이 든다.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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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훑어보기만 해도 엄청 디테일하게 많은 것들이 잘 설명되어 있다. 최초로 피라미드를 쌓은 왕인 네체리케트에 대해, 기자 피라미드를 쌓은 4왕조의 계보에 대해, 피라미드의 변천, 피라미드 분포도...이집트의 장례의식, 오벨리스크...투탕카멘...파라오들...다양한 신들과 신전들 뿐만 아니라 그 당시의 생활 양식들과 오락, 엔터테인먼트, 벽화를 보는 법까지! 정말 방대한 내용을 잘 압축해 정리해놓은 책이다.
특히 이집트 여행당시 200여구 넘게 미이라를 본 것 같은데, 사진 촬영이 안되서 눈으로만 담고 왔다가 이 책에서 설명해주는 미이라에 대한 자세한 내용들을 보니 그때의 기억이 새록새록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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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디테일한 설명! 람세스 2세가 치조농루증을 앓고 있었다네. 오래 살고 죽은 미라는 피부가 까맣고, 젊은 시절 죽은 미라는 피부가 빨간 육포 같았는데 그런 느낌이 일러스트에 잘 담아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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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라 박물관에 가면 미이라 만드는 순서와 그 때 썼던 도구들까지 다 전시되어있는데 도구들이 너무 얇고 견고하긴하나 마치 바늘처럼 작은 것들도 많아서 어떻게 그걸 다 해냈을까 감탄하곤 했다.
이집트는 어디를 가든 발에 채이는 것들이 유물 유적이었는데, 아쉬웠던 건 너무 관리가 안되어 있다는 점이었다. 현대 이집트인들은 매일 보는 게 다 수천년 전 유물들이어서 그런지 별 감흥이 없어보였으나 왕가의 계곡 밑 수십미터 아래에 그려진 벽화들만 보더라도 정말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힐 정도의 아름다움의 극치라 할 수 있었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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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장 좋아하는 호루스는 이집트를 다녀와 몇년 뒤 내 팔에 새겼고, 아누비스는 내 왼쪽 손등에 직접 새겼다. 하늘의 신과 죽음의 신을 동시에 좋아하는 나.^^ 이집트는 진짜 그러한 매력이 있다! 땅의 90퍼센트 이상이 다 사막인 그곳이 궁금한 분들은 이 책을 읽게되면 이집트로 떠나지 않을 수 없을것이다!ㅎㅎㅎ 이 책은 여행을 다녀온 사람이나 앞으로 여행을 계획하는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책인 것 같다. 이렇게 매력 넘치는 책을 만들어 준 더 숲 출판사에 감사드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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