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2013. 1. 14. 21:11

 

 

로이 앤더슨의 스웨덴 영화. 나는 유더리빙을 몇년전에 보고, 이 영화는 조금 더 아껴두었다가 보았다. 이 영화가 내게는 유더리빙보다 더 가슴 깊숙하게 다가왔던 것 같다. 이 영화는 정말 '시'같고, 고독하고, 우울하고, 허무주의적이다. 많은 비유들이 넘쳐나고 한 컷 한 컷이 그림같다. 인간이 사는것이 얼마나 힘들고 고독한 일인지, 많은것을 바라지 않음에도 우울증에 시달리고, 삶의 즐거움을 잃어가는 사람들이 나온다. 영화 보면서 이 감독은 진정 신이 없다고 믿을거라고, 허무주의자일 거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나름 공감가는 부분들이 많았지만, 가슴 한켠이 너무 쓸쓸하게 저려온다.

 

어젠 인사동에서 '살 길'이라는 창작 연극을 봤다. 1시간 남짓되는 소규모 연극이었는데, 산다는 것은 정말 고되고 힘든 일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다. 문득, 내가 이렇게 그림을 그리고 살 수 있는 나의 환경에 대해 감사하게 될 때가 있다. 잘 사는 것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남과 비교하지 않고, 지금 내가 있는 자리에서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다. 열심히. 그리고 좀 더 긍정적으로 사고 할 수 있으면 좋겠다. 남자친구는 내가 엄청 긍정적인것 같으면서도 어떨때보면 안해도 되는 생각들을 너무 깊게, 부정적으로 생각할때가 많다 했다. 아무리 긍정적인 면이 많다고 하더라도 내가 그렇게 부정적인 생각들을 하게 된다면 그것은 더 기운이 세니까 조심하라 했다. 어느 누구보다도 나를 잘 알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런 조언이 고마웠다. 무조건 밝게 사는건 답은 아니다. 그러나 일어나지 않은 일들에 대해 겁을 낼 이유는 없다. 이렇게 우울한 영화를 보면서도 좀 더 내 자신을 채찍질하는 이유는 바로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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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