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이곳에 갠지스 사진을 올렸는데, 오늘 인도에서 한국인 한명이 갠지스에서 빠져 사망했다는 기사를 보았다. 기사에는 20대 초반 한국인이 사고로 죽은 것 같다는 추측과 부검을 기다리고 있다는 내용. 그런데 인도에서 만났던 아는 분이 지금 그쪽에 계신데(바라나시), 그분의 페이스북에는 자살로 단정지은 글들이 보였다. 왜 자살로 단정했을까? 그리고 자살이라면 왜 하필 머나먼 이 곳 갠지스강에서 그런 선택을 했을까? 사고인지 아닌지 아직은 알 수 없지만, 기사를 보니 좀 마음이 헛헛하고 안됬고 그렇다. 내가 자주 발을 담구고 명상을 하고 그림을 그렸던 그 갠지스 강가에서.
2012년을 한달여 앞둔 지금... 올해가 지나가버리고 이 해를 떠올렸을때 기분이 어떨까 상상해보았는데, 그때쯤 되면 나의 2012년은 내 인생에서 가장 덤덤하게 그립다는 느낌으로 기억될 것 같았다. 덤덤하게 그립다는 것은 행복과 슬픔 언저리 중간을 끈으로 꽉 조여맨 뒤, 작은 단지안에 숨겨둔 비밀 같은 것이다. 그 단지안에는 사랑이 아주 크게 들어있을 것이다. 그리지 못한 그림, 쓰지 못한 편지, 말하지 못한 마음 같이... 절실하고 뜨겁지만 너무 고요해서 쉽게 꺼내어보기 어려운 그런 것. 비가 내리는 창밖은 누가 보아도 너무나 고독해서 마음이 쓰일 수밖에 없다. 누군가의 글씨와 누군가의 그림이 적힌 책을 오늘은 두손 모아 보이지 않는 책장에 넣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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