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India2012. 9. 18. 17:26

 

 

어제의 비바람이 무색할 정도로 햇빛은 쨍쨍하고 바람은 가볍다. 이 바람과 햇살은 3월의 북인도를 생각나게 해. 천천히 천천히 걸어가는 길, 그 길에는 어린 두 아이의 반짝이는 눈동자도 있었고 색실처럼 천장에서 비죽 튀어나온 전선들도 있었고 알 수 없는 막다른 길과 포플러인지 플라타너스인지 모를 예쁜 나무도 있었지. 늦은 밤 누군가를 떠올리며 잠든 그 밤에는 기적처럼 낯익은 목소리도 있었고 알수 없는 꿈과 먹다남은 토마토와 빵조각들도 있었지. 천천히 걸어가다보면, 마음속에서부터 기쁨이 솟아나 하얀 벚꽃, 노란 유채꽃의 밭이 마치 내 발밑에 꽃길을 만들어 놓은 듯 했고 벌러덩 풀섶에 드러누워 하늘을 바라보는 상상도 했지.

 

나는 그저 자연이 좋아서, 오늘도 그날을 되새겨본다. 가을하늘이 청량하다. 몇년 전 제주에서 보았던, 포카리스웨트를 풀어놓은 것 같았던 그 바다가 하늘에 거꾸로 뒤집혀있는 것 같네. 겨울이 금방 찾아온다면 많이 안타까울 것 같다. 이 아름다운 2012년의 가을을 자연과 함께 즐길 수있다면 얼마나 행복할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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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