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ks2012. 8. 15. 00:52

 

 

# 피터 도이그의 90년대 드로잉과 페인팅을 보면서 견고하고 아름다운 그림을 그리고 싶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내가 작업 쏘스들로 적는 단어들과 시들은 온통... 어두움 중에도 가장 어두운 것, 파괴와 관련된 것, 연약한 존재들, 낡고 버려진 것, 늪이나 강, 희미한 공기, 소음, 슬픈 달빛 같은 종류의 것들이다. 나는 인간의 원초적인 외로움과 두려움, 기저에 깔려있는 내밀한 욕망들, 그 안의 어두운 실체에 대해 관심이 많고, 그렇기때문에 작업을 하고 있는 거라고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 않을수도 있는데, 그렇게 해야만하는 이유가 있기에 나는 한다.

 

# 7월 말일부터 8월 중순까지 몇일 쉬고 몇일 일하는 식으로 벽화작업을 하고 있었다. 총 100시간이 넘는 작업 시간이었는데...이미 시안도 다 통과했고, 작업하는 중간중간 실장님과 부장님께 계속 리컨펌받고, 수정하고, 이제 70%쯤 했다..하고 마무리하려는데 건물 사장이 뜬금없이 등장해 벽화를 다 지우라고 했단다. 이미 통과된 시안으로 시안보다 훨씬 더 공들여 작업하고 있었는데.

벽화작업을, 것도 벽이 아닌 바닥에 하는 벽화를 무슨 페인트 칠 정도로 생각하는 머리에 똥만 든 사장인지, 아니면 일하는 사람들의 시간은 안중에도 없는 인간인건지 나는 정말 참을 수 없는 분노감이 치밀어올랐다. 이제와서 지우라고 하다니. 어느것도 보상받을 수 없는 시간들...작업도 못하고 버려진 그 시간들. 그리고 물건너간 아르바이트...휴. 이런일이 정말 있을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에 어안이 벙벙했다. 지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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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