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2011. 7. 28. 01:25
# 어젯밤, 비도 내리고 잠도 안오고 해서 지도를 보고 누워서 가고싶은 나라와 도시들을 적어보기 시작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 베를린, 뒤셀도르프, 뮌헨, 카셀, 레, 다람살라, 카트만두, 포카라,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체코, 로마, 파리, 런던, 글래스고, 더블린,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산티아고 순례자의 길, 포르투갈, 모로코 페스. 아프리카 말라위와 남미쪽은 잠시 마음을 접어놓기로.
그리고는 무작정 일정을 적어본다. 소요시간과 비용을 계산해본다. 음. 그리고 도스토예프스키 판타스마고리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책을 펼쳐놓고 눈을 감았다. 적어도 난 그 순간만큼은 손으로 만질 수 없어 눈으로 쓰다듬고 또 쓰다듬었다. 서늘한 바람. 그곳의 열기. 광대하게 펼쳐져있을 그 장소들. 내가 만들어낸 환상들일지라도 난 이렇게 꿈꾸는 걸 좋아하니까, 그리고 정말로 진심으로 그곳을 사랑하게 되었을때 몸소 느끼면서 꿈꿀 수 있으니까 나는 이렇게 환상을 키워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내가 만들어낸 환상들은 그저 밤과 어둠이 만들어낸 망상 같은것이 아니었음을 비로소 '그 장소'에 도달했을 때 깨닫게 됬던것이다. 그것들은 나의 정신을 맑게 정화시켜주고 끊임없이 무엇인가를 응시하도록 만든다. 내가 그 장소를 벗어난다고 할지라도 몽상이 만들어낸 추상적인 형태들은 이 세상 어딘가에서 나와함께 공존하고 있다는 느낌. 그 느낌이 그립다. 미치도록 그립다.

# 비유클리드적인.

# 분리하지 않고 함께할 수 있도록.
Posted by go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