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과 안개가 걷히는 것이 그렇게도 아쉬울 날이 또 있을까. 등 뒤의 축축함과 차가움 보다는 내 눈앞에 펼쳐진 하늘의 표정에 넋을 잃었다. 구름과 안개야, 천천히 걷히렴. 이라고 말하고는 나는 점점 달빛을 맞을 준비를 했다.
일상에서는 맛보기 어려운 해방감 같은 것을 느꼈다. 이런 날에는 고독도 여전히 아름다워 보이는 법. 그치만 왠지, 나 혼자였다면 덜 아름다웠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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