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xt2010. 7. 27. 04:42

시간의 분, 초침들이 마구 흩날린다. 내가 그곳에 있었던 시간, 여기에 잠깐 머물렀던 순간들이 잠시 사라졌다가 나타나고 잊혀졌다가 다시 되살아난다. 새벽의 시간에는 내가 모르는 가속도 장착기가 들어있나보다. 지금 이 순간, 나의 창작에 대한 의욕은 끝이없고 내 강박들도 여전하다. 그러나 낮의 강박들은 시간들 틈으로 어디론가 다 사라져버린 것만 같다. 마음이 텅 비어버렸다. 그 텅빔을 어떻게 붙잡아야할지 그 누구도, 신도, 나 조차도 모르는 것이 차라리 낫다고 생각한다. 다 흩어져버려라.
 
내가 나를 생각하면, 자신에 대한 측은함이나 동정 따위가 적어서 그런지 나의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것에 익숙하고 나를 온전히 바꾸거나 변화시키는데에 필요성을 잘 느끼지 못한다. 누군가에게 조금이라도 열등의식을 느낀다거나 혹은 누구처럼 되고 싶다거나 하는 명확한 기준이 없이 그저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려하기 때문인것도 같다. 이것은 그저 겉모습 따위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쉽게 설명하기는 힘들지만 아주 간단히 말하면 자의식이 강하다고밖에 말로 표현이 안되는 것일지도. 나는 사람들에게 내 마음이 움직이려할 때 곧잘 그들의 자의식을 가늠해보려고 하는 습관이 있는데, 자신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반성하고 생각하고 때론 그것조차 너무 두려워서 이타적인 마음을 가진 사람들까지도 나는 아주 많이 사랑할 수 있다. 그러나 자의식 없이 자신에 대한 생각과 반성과 사고없이 이상야릇한 우정(또는 사랑)의 의무를 운운하며-그것은 마치 가족 이기주의와 같은 형태를 띈다-똑같은 행동을 반복하고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도 모르는 사람은 좋아할 수는 있어도 사랑은 못하겠다. 아니, 진짜 솔직하게 말하면 좋아할수가 없는 것 같다. 내가 사랑하는 것들은 그렇게 자기 안에서 몇번이고 넘어지고 일어나는 것들이다. 그렇다고 아주 많이 다듬어져야할 필요는 없다.

아. 오늘도 이렇게 아침 해를 보는구나. 점점 날이 밝아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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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