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s2010. 3. 26. 00:59

별도 없고 태양도 없고

달도 지구도 없고

없음 말고는 아무것도 없고

사방은 어둠

따뜻하지도 차갑지도 않은 없음

비어 있음보다 더 고약한 없음

두려움을 만들어 내는 영원한 없음.

 

없음이 흘러갔다

얼마나 오래 흘렀는지 아무도 모른다

시간의 물길을 타고

저 강력한 강물이 흘러갔다

옛날에도 지금도 앞으로도

언제나 있는

그 어떤 시작도 목표도 없이.

 

하지만 그러다 어느 날-

어느 날이라니, 대체 그렇게 말할 수가 있을까?-

시간의 강은 짝이 그리웠다

살과 피로 이루어진 존재가

짝을 찾듯이

그리고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지만

시간의 강과 영원한 없음의 만남에서

거의 보이지 않는 아주 작은, 펄럭이는 불꽃이 태어났다.

생명의 불꽃이.

 



출처 : theprophet.egloo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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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