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Turkey2010. 5. 19. 01:40


초현실주의 여성작가 도로테아 테닝이 그려놓은 천 같다. 수직하강하고 있는 물들이 콸콸콸 잘 나오게끔 수도꼭지를 세게 돌려서 이 방안을 순식간에 물로 채워버리면 좋겠네. 부유하는 천들이 예쁜 주름을 만들면서 위로 올랐다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가 다시 위로 아래로 위로 아래로 요동하면 정말 이쁠텐데. 스웨덴 영화 유, 더리빙이 생각나는 색채다. 우울하지만 약간 밝은 빛의 회색톤으로 만들어진 세계. 둥둥 떠다니는 집. 당장이라도 폭격 맞을 것 같은 암시를 내포하는 곳. 거대해진 사물들에게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들. 시선을 카메라에 고정시키고 고백하는 무표정한 소녀. 아무런 희망도 없는 듯 행동하지만 꿈을 꾸고 있는 좌절된 인생의 순간. 삶의 모퉁이에서 다 같이 슬퍼하고 다 같이 우울한 그런 영화. 음. 지금 무슨말을 하고 있는거냐. 얼른 잠이나 자야겠다. 여긴 참고로 터키 서쪽도시 부르사의 숙소. 왠지 미지근한 느낌의 방이었는데 창문에서 들어오는 빛 덕분에 행복했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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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