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내 슬리퍼 신고 이집트의 거리에, 그것도 아주 예쁜 벽 앞에 서 있다. 나 때문에 사진이 망친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이 벽은 정말 환상적이지 않을 수 없다. 시간이 퇴적된 흔적들. 결과물로서의 벽도 훌륭하지만 더 아름다워보였던 이유는 이 벽이 계속 유동하고 있는 것 처럼, 살아있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서로가 서로를 받아들였다. 그래서 떨어져나간 벽화의 자리가 내게 '저기 한번 서봐.'라고 말하는 것이다.
이날의 냄새가 생생하다. 그리고 조금 뒤 지나가던 경찰 3명과 검은색 히잡을 쓴 여인 두명. 그리고 군데군데 씌여진, 나를 사로잡았던 아라빅의 아름다운 모양들. 아라빅은 오른쪽에서 시작해 왼쪽으로 가는 글씨체라서 그런지 한국과는 다르게 '거꾸로 된 C' 모양의 굴곡이 많다. 여기두 스티커 붙여놓고 올껄. 100장 조금 안되게 붙이고 왔는데 아무도 내 블로그를 찾지 않는 걸 보니 외면당하고 있는게 분명해. 흑흑
# 나의 망각 능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신에게 감사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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