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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3.25 내가 가장 사랑한 도시, 룩소르
Travel/Egypt2010. 3. 25. 04:58
룩소르를 생각하면 마냥 즐겁다. 어느 장소를 떠올릴 때, 그립다는 느낌이 강하게 드는 건 그 장소에서 만났던 사람이 내게 진하게 다가왔기 때문인 것 같다. 룩소르에서 나는 밤까지 도시 곳곳을 걸어다녔다. 인도의 바라나시 같은 수많은 블럭을 이루고 있는 동네. 혼자서 이곳저곳 돌아다니다가 길에서 축구하고 있는 꼬마들을 만나면 함께 축구를 하고, 오토바이 정비소를 구경하다가 그 할아버지 손녀와 친해져 집에 초대받아 가기도 하고, 숙소에서 일하던 아이에게 그림을 그려주었더니 너무 고맙다며 사탕수수 음료도 선물로 받고. 소소하게, 그러나 짙게. '너를 절대 잊지못할꺼야.' 그 한마디가 내 가슴을 뭉클하게 했던 그 아이의 목소리. 행복했던 룩소르에서의 하루하루. 여유가 더 있었다면 이곳에서 오래토록 지냈을텐데. 이집트를 다시 가게된다면 나는 고민하지 않고 룩소르로 갈것이다. 정든 이곳. 아름다운 이곳.


보람이와 훈이와 나는 룩소르에서 헤어졌다. 이 둘은 다이빙을 위해 홍해로 향했고, 나는 다시 시와 사막으로 가기위해 2등석 기차를 타고 카이로로 가야했기 때문에. 룩소르에서의 마지막 이들과의 밤은, 참 즐거웠다. 맥주 마시면서 그동안 있었던 일들을 나누고 마지막 밤을 축하하고 편지를 썼다. 카이로에서 맥주트럭 아저씨한테 사정사정해서 3병을 공수해온 사건, 버스안에서의 체인지 사건, 헤나헤나 압두르기봐 사건...모두 이들이 있었기에 더욱 더 행복할 수 있었다. 잊지못할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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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