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 수정 따위...! 흥! 이라고 말하면서 어제는 도서관에서 이병률씨의 여행노트라던지, 시집 같은 것, 안나푸르나에서 있었던 일들을 담은 책을 죄다 빌려서 쌓아두고 보았다. 스웨덴 출신 Bobo stenson이 참여한 Goodbye 앨범을 볼륨 업 시켜서 집 전체가 쩡쩡 울리게 틀어놓고서 서원동의 오래된 주택 재즈바를 만들었다. 그리고 오래된 원두커피를 내려마셨는데 갑자기 한약냄새가 났다. 두둥 둥 두둥 콘트라베이스 소리. 아. 이걸 어떻게 표현해야하지. 느린 템포가 주는 미약하게나마 슬프고 아름다운 선율. 마음이 안정되니 고루한 하루하루도 행복할 수 있겠다는 막연한 믿음 같은게 생겼다. 올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광화문과 시청에서 밤을 새웠고, 노브레인 음악에 맞춰 덩싱덩실 시청 광장을 방방 뛰어다니고, 모르는 사람 어깨 붙들고 줄맞춰 하다가 집에들어와 눈을 잠깐 붙이고 일어났는데 목이 너무 칼칼하고 온몸이 쑤신다. 어제 읽었던 책에서, "7억, 8천 8백 91만, 9백 서른 아홉개의 양말 같은 낙엽들이 모두 자기 짝을 찾을 것처럼 뒹굴었어요."라는 말이 생각나는 오늘. 그냥, 얼른 가을이 다가왔으면 좋겠다고, 내가 좋아하는 것, 사랑하는 것들을 꼭 기록해두어야겠다는 마음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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