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이들이 이곳에서 수영을 할 때, 나는 소극적으로 발만 담구고 그림을 그리곤 했다. 어린 아이들이 빤쓰만 입고서 유리를 들고 강가의 바닥을 살피는 모습, 불순물같은 것들을 발견하고 걸러내는 모습, 꼬부랑 할머니, 부잣집처럼 보이는 뻔지르르한 인도인 가족들이 옷을 훌렁훌렁 벗고 목욕을 하는 모습, 빨래도 하고, 튜브를 가져와서 노는 모습, 다이빙... 그런 아기자기한 것들을 그리고 있다가 자신들이 모델이라는 걸 눈치채는 순간 나는 자리를 떴다. 이곳은 매일 저녁 6시가 되면 강가에서 가장 유명한 뿌자의식이 거행된다. 하리드와르 도시의 사람들 수백명이 몰려드는 신성한 곳이다. 다 같이 박수를 치고 노래를 하고 신께 제물을 바친다. 엄청난 인파에 놀라고, 이들의 경건함에 놀라고, 우렁찬 박수와 노래에 놀란다. 기차표때문에 우연히 들렀던 하리드와르가 이렇게 내게 좋은 인상을 줄줄은 몰랐다. 역시 여행은 이래서 즐거운 것이지!
오후 3시쯤의 모습. 아직 사람들 1/10도 안찼다. 6시가 되면 정말 발 디딜 틈 없이 바글바글해진다. 난 앞자리에 앉아 있다가 너무 빽빽하고 답답해서 뒷쪽으로 나왔다가 다시 다리위로 올라와서도 보았다. 뿌자의식은 1시간이 넘게 진행된다.
데비사원 올라가는 길. 어마어마한 꼭대기에 있고, 시장으로 들어서서도 찾으러 가기 꽤나 복잡했다. 땡볕에서 혼자 길도 모르는데 계속 물어보면서 찾아갔다. 이곳에서 사람들이 사진찍자고 엄청 난리여서 다 찍어주다가 갓 20살쯤 되보이는 남자애 둘에게 성희롱도 당할뻔했다. 나쁜 쉐끼들... 이 아저씨는 그저 동양 여자애가 신기해서 찍자고 한것. 반면 아이들은 내게 관심이 없다.
하리드와르의 풍경. 정말 장관이었다. 갠지스 강이 이렇게 흘러흘러 바라나시로 갈때즈음엔 엄청 더러운 물이 되어있다지. 그래도 아름다운 갠지스다. 사랑스러운 갠지스. 나만의 추억속에 살아있는 갠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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