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xt2024. 10. 22. 14:19

# 내 아이를 보며 '생의 찬란한 아름다움'에 대해 처음으로 깊이 느끼게 되었고, 아이가 자라나는 걸 보면서 정말 반짝이고 예쁜 작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갖게 되었다. 세상에는 엉터리가 많고, 생의 유한함속에서 고통은 자라나고, 마음은 항상 가난하다고 믿어오던 나였다. 그래도 가야할 길을 가야한다는 다짐과, 절망하고 싶지 않아 조그마한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던 순간들이 모여 하루 하루가 만들어졌다. 희망이 있기때문에 희망을 갖는게 아니라 희망을 가진 사람이 되고 싶었기 때문이리라. 그러나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는 여전히 전쟁과 기아와 고통속에 하루에도 수십 수백명의 사람들이 죽어나가고 있다. 내가 아름다움에 대해 이야기하고, 생의 반짝임에 대해 이야기할 때 누군가는 그 생의 원초적인 공포를 대면하면서 죽음을 목전에 둔 하루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나는 어떤 작업을 해야만 할까. 순백의 아름다운, 순수하고 평화로운 그림들을 그려야할까? 그 그림은 과연 내가 그리고자 한 세계일까? 그 작업 안에는 불편한 침묵이 존재하는 게 아닐까? 수많은 고통의 외연에 대해 냉정한 거리를 두고 살아갈 수 있을까? 작업으로 어떤 것들을 지켜낼 수 있을까?
죽은 사람, 죽어가는 사람, 죽고 싶은 사람, 죽고싶은 정도는 아니지만 딱히 살고 싶지도 않은 사람, 살고 있는 사람, 살아가는 사람, 너무나 살고 싶은 사람, 태어나고 있는 사람, 태어날 사람.......  

 

Posted by go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