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이스라엘, 아프가니스탄 등등의 중동지역 영화들을 잘 찾아보는 편인데 이 영화때문에 또 가슴이 너무 먹먹해져서 한동안은 이쪽 영화 못보겠구나 싶었다. 작년에 본 '오후5시'도 한동안 나를 무기력과 허무의 구렁텅이로 빠뜨렸었는데 말이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남장 소녀 마리나 골바하리는 실제로 아프가니스탄의 수도 카불에서 태어나 추운 밤거리에서 구걸을 하다가 캐스팅되었다고 한다. 우물에 매달려 엄마!를 외치며 울던 소녀의 눈망울, 위태로운 현실속에 무방비상태로 던져진 이 소녀의 삶이 너무 가여워서 눈물이 났다. 카불의 현실이 너무 잔인하고 매정해서 나조차도 참지 못하고 눈물이 난건데, 나는 고작 이렇게 앉아서 이들의 고통을 영화로 아주 조금 느낄 수 있는 것 뿐이라는 사실도 안타까운건 어찌할 수 없는 노릇이다. 울어도 울어도 소용없는 그들의 아픔 앞에서 내가 이렇게 편안하고 안락해도 되는건가. 왜 누군가는 이토록 슬퍼야 하는 것일까. 검은 밤. 검은 날개. 검은 소리. 검은 빛. 검은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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