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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6.12 아주 사적인, 긴 만남
books2010. 6. 12. 15:51
비가 오니까 진짜 좋다. 사랑하는 후배 한명이 프랑스에서 마종기씨의 시를 읽었다고, 너무 좋았드랬다고, 전해왔다. 그리고 블로그를 통해 알게된 에디터 자혜님도 마종기씨의 낭독회에 다녀오셨다하고. 요즘 하도 심각한 책들만 읽고 있었던터라 숨이나 돌려보자 생각하고 마종기씨와 루시드폴이 쓴 '아주 사적인 긴 만남'이라는 책을 빌렸다. 이들 '사이의 이야기'를 읽고있으니 그때의 그 시간이 오롯이 내게 전달되는 것 같이 느껴졌다. 그렇게나 멀지만 가까운 이야기.

어제는 친구와 같이 강가를 걸으면서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나에게 남아 있는 여행에 대한 대부분의 기억은 결국 '사람'이라고. 어디에 갔든 기억속에 남은 여행의 이미지는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대화, 그들과 나눈 것들, 그들의 표정, 몸짓, 이런것들이라고. 그래서 사람을 몸으로 만나지 않으면 여행의 많은 의미가 퇴색되는 것만 같다고. 저는 코엘료와 나는 1시간여의 대화보다 사마라와 나눈 20여분의 대화가 더 즐거웠고 행복했습니다. -루시드폴, 조윤석 p.71

요즘들어 꽤 우울한 날들의 연속인데, 삶을 살아간다는 것 자체가 요동치는 현실 속에 내가 들어가 있는 것이 아니고 나만 뚝 떨어져서 혼자 요동하고 있고 그 안에 나는 없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누군가가 내게 해주는 위로들, 그리고 내게 전달하려하는 많은 것들은 허공에 둥둥 떠다녔고, 아름다운 풍경들은 언제나 내 눈을, 마음을 보듬어 주었지만 결코 끝나지 않을 슬픔과 함께 존재했다. 단편적인 만남은 극심한 외로움을 증폭시키고 또 다른 즐거움은 언젠가 소멸할것이라는 것. 내가 진심으로 무언가를 그리워할 때, 그것을 그리워하지 못하게 만드는 것 또한 나 임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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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