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에서 우연히 12분짜리 단편 애니메이션 <혹시 내게 무슨 일이 생기면>을 보게 됐다. 12분이 무슨 5분처럼 지나간 듯 했다. 엄청 간결하지만 가슴이 훅 들어온 슬픔이 오래도록 잦아들지를 않았고, 울음을 참으려고 해니 코끝이 찡해지면서 목구멍이 매워졌다.
아기가 태어나면서부터 내 인생은 완전히 아기에게로 초점이 맞춰졌고, 그런 일상을 살아가는 건 꽤나 행복하다고 느끼는 중이다. 그래서인지 자식을 잃는다는 걸 상상만 해도 가슴이 여러 갈래로 찢어지는 것 같은 고통인데, 이 애니메이션은 부모의 심정이 너무 잘 표현되어 있어 대사가 없는데도 슬픔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참으려 해도 참을 수 없는 슬픔. 이런 종류의 슬픔은 부모가 되고 나서야 그 깊이를 알 수 있구나. 사실 예전에는 머리로만 알고 상상만으로 그 슬픔을 가늠했던 것 같다. 그래서 다들 부모가 되어 봐야 안다고 말하는 것이구나. 보는 내내 너무 슬프고 힘들었지만, 추천할 수 밖에 없는. 우리 모두 건강하고 헛되지 않은, 하루하루를 살아갑시다. 그냥 열심히만 사는 것 말고, 주변에 사랑하는 것들을 잘 챙기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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