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Egypt2010. 3. 25. 01:55


사막. 내가 꿈에 그리던 사막을 밟는 순간, 그래, 나는 여기에 있어, 라고 외쳤다. 나는 여기에 있어. 명치 끝에서 찬 공기가 툭 터져나오는 것 같았다. 하늘의 색은 누구도 흉내내지 못할정도의 황홀경을 닮고 있는 투명한 블루였다. 가라앉아있던 모래들은 찬찬히 바람을 타고 이쁜 물결무늬를 만들어갔다. 뜨거운 모래에 발을 담궈보았다. 보들보들. 모래구덩이에 폭 하고 빠지고 싶던 오후였다. 이집트는 내게 너무 많은 것들을 주었다. 진심으로 아름다운건, 잘 다듬어진 예쁜 블럭이 가득한 도로, 어여쁜 핑크 하늘 노랑색 페인트가 칠해진 집들이 아니라 바로 여기. 살랑거리는 모래 한알 한알들이 만들어낸 모래언덕의 무한한 곡선들이었다.

Posted by goun
Travel/Egypt2010. 3. 25. 01:32


<이전 블로그에서 내게 있던 이미지 추가해서 다시>

왼쪽부터, 히로시-와카토-싱고-세이지 / 가운데, 훈이-보람이
호루스 신전을 보기위해 에드푸로 이동하는 미니버스안에서 만난 일본 친구들이다. 나와 훈이는 브로콜리너마저의 음악을 불렀고 그 다음부터 계속 음악얘기.ㅎㅎ 한달 여행 중 만난 일본인들 중 가장 귀엽고 착하던 친구들로 기억되는 친구들. 보고싶다!
Posted by goun
Travel/Turkey2010. 3. 24. 00:58


맨위의 사진이 그나마 최근인 콘야 숙소에서 찍은 사진이고, 두번째는 셀축에서 찍었다. 2주가 지났는데도 아물지 않고 자꾸 덧나는 벌레물린 자국때문에 스스로 위로하며 찍은 컷들.

3월 초 혼자 이집트의 시와 오아시스에 갔었다. 일행이 없어 혼자 쓸쓸히 선택한 길이었는데, 새벽에 시와에 도착하자마자 벌레들이 달려들더니 청바지를 입은 내 다리 속을 저렇게 만들어놨다. 그땐 그냥 모기겠거니 했는데 점점 수포가 생기고 자꾸 그 수포가 커져서 터트려야할 지경이 되자 슬슬 겁이나 모기약을 사다 발랐는데 하나도 효과가 없었다.
손바닥은 자꾸 물이 묻어 점점 더 안 아무는 것 같아 저렇게 대일밴드 신세. 아. 한국에 돌아오자마자 피부과를 갔고, 진단도 받고 주사도 맞고 약도 먹었는데 아직도 저 상태이다. 오또케? 이거? 괜찮아, 괜찮아질꺼야, 괜찮대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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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un
Music2010. 3. 23. 19:14


이스탄불의 신시가지인 탁심의 '이스틱클랄 거리'에서 들리던 그녀의 목소리. 나는 요즘 세젠 아쿠스(Fatma Sezen Yildirim)의 Dugun ve cenaze 음반을 들으며 지낸다. 이 여자의 음악이 거리에서 들렸을때, 내가 집시의 시간이라는 영화를 보았을때, 홍대의 작업실 LP에서 흘러나오던 그 노래가 터키의 세젠 아쿠스 육성으로 울려퍼졌을 때, 나는 알았다. 

터키 음반가게 매장직원은 이 음반을 사는 나를 보고 너무 좋은 선택이라며 엄지를 확~치켜올렸다. 그렇지 터키의 국민가수니깐.
아. 이 여자의 목소리 정말 좋다. 다른 앨범들도 다 사올 껄하고 아쉬워하는 중이다.


* 이건 한달 여행하면서 공수해온 씨디들. 이집트 4장, 터키 6장. 그 중에 메블라나(수피즘) 관련씨디가 5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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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