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s2024. 5. 29. 15:52
표지가 예쁘고 얇은 책은 자주 손이 가는 편. 이 책을 어디서 추천해줬었더라... 제목에 끌려서 읽게 되었다.
책 읽는 시간은 정말 개꿀. 매일 매일 그냥 아무 생각 안하고 책만 읽었으면 좋겠다.
"어떻게 살아왔지?"......"못 이룬 꿈뿐이예요, 어머니."

 
“도대체 삶이란 무엇인가? 여기에 존재한다는 것, 하나의 형식에 이렇게 갇혀 있는 것, 행동하고 괴로워해야만 하는 이 속박은 과연 무엇인가? 고귀해서 손댈 수 없는 핵심이 고통을 당하고 있는 이 껍데기는 무엇인가? 고귀하든 비천하든, 기쁘든 슬프든, 빛나든 암담하든 살아가야만 하는 이 삶이란 과연 무엇인가?”

p.69


이 책에는 크리스마스 잉어 외에도 세편의 단편이 더 있다. 길, 굶주림, 백화점의 야폐. 유대인으로 태어난 비키 바움은 이 단편소설에서 하층민, 장애인, 전쟁을 겪는 사람들, 신경증에 걸린 여자 등등을 굉장히 예민하게 묘사하는데, 이 소설의 전반적인 느낌은 ‘참담함’이다… 마지막 단편인 백화점의 야페에서 그 참담함은 절정을 이루는데… 굶주림에서 느낀 참담함에서 더 배가되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 먹고사는 문제와 현실을 매우 덤덤하면서도 예민하게, 위트있게 그려낸 것 같지만 읽고 나면 너무 씁쓸하고 슬프다. 참 멋진 작품이었다.

Posted by go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