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1'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21.11.10 전시하는 꿈
  2. 2021.11.09 힘들었던 날. 아기와 함께 작업실.
  3. 2021.11.09 작업과 나. 2021.
Diary2021. 11. 10. 16:03

2022년 다이어리를 샀고, 3월 초 개인전은 2월 말로 앞당겨졌다. 고작 일주일 앞당겨졌는데 뭔가 3월에서 2월로 오픈이 바뀌었다고 생각하니 갑자기 급 초조. 다이어리에 디데이를 거꾸로 적어가며 계산해보니 정말 얼마 남지 않아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만 같았다. 나 이래도 괜찮은걸까. 겨울의 시간은 더 빠르게 지나갈텐데. 뭔가 마음이 너무 초조해져서 될일도 안될 것만 같은 그런 하루하루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전시가 가까워지면 항상 전시하는 꿈을 꾼다. 3일 전에는 갤러리에서 디피하는 꿈을 꿨다. 작품이 무지 많아서 고르느라 좀 힘겨웠던 느낌으로 잠에서 깼다. (현실은 그 반대...) 2일 전에도 작품 관련 꿈을 꿨지만, 오늘의 꿈이 대박이었다. 내가 깨달아야 했던 뭔가를 꿈에서나마 보여준 것만 같았다. 꿈속에서 나는 엄청 많은것을 보여주어야 하는 쇼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나가기 직전에 구상을 바꿔서 아예 그 퍼레이드를 완성 시키지 못했다. (하필 꿈에서는 작품 대신 뽀로로 스티커가 나왔다. 뭐냐;;;) 옆에는 조큐레이터님이 나의 지지부진한 행동을 계속 지켜보고만 계셨다. 나도 너무 미칠 것 같았는데 꿈에서는 손이 느려져서 더 답답했다. 내 퍼레이드는 완전히 망쳤는데 내 바로 뒤에 있던 다른 작가는 선택과 집중을 엄청 잘 해서 영상 두개로 빠방! 하면서 완전히 좌중을 압도했다. 나는 스티커를 붙였다 떼었다 하면서 허송세월을 다 버렸는데 말이다. 눈을 뜨니 내 침대가 아닌 아기의 침대에 누워있었다. 아차, 새벽에 아기가 깨서 계속 엄마를 부르며 울어서 다시 안아 재우고는 그 옆에서 쓰러져 잠이든 것이었다. 그런데 눈을 뜨자마자 '선택과 집중'을 잘 해야한다는 생각에 번뜩 정신을 차려야겠다고 다짐. 아기를 정신없이 원에 보내고, 화방에 들렀다가 다시 작업실에 왔다. 이 꿈이 내게 말해준건 엄청난 것이었다. 정말로 지금의 나는 선택과 집중을 잘 해야 후회가 없을것이다. 시간은 부족하고, 욕심은 많고... 걱정이 태산이구만.

'Dia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척추 위생을 지키자  (0) 2021.12.21
나의 몫, 너의 몫  (0) 2021.12.08
힘들었던 날. 아기와 함께 작업실.  (0) 2021.11.09
근황  (0) 2021.10.25
엄마라는 이름  (0) 2021.10.14
Posted by goun
Diary2021. 11. 9. 09:31

이제 갓 22개월이 된 나의 아기와 함께.

이 날은 아기를 봐줄 사람이 없어 아기를 안고 버스를 타고 작업실에 왔다. 평일엔 어린이 집에서 아기를 봐주는 동안 그림을 그리지만 주말에는 변수가 많다. 지금까지 양가 조부모님들의 손을 빌리지 못해 더 더욱이 그랬다. 마음이 급했던 나는 그림 그릴 캔버스의 대각선 뒤쪽 소파에 아기를 앉히고, 유리 테이블 위에 영상을 틀어놔줬다.(어쩔 수 없었다) 그러고 나는 그림 그리느라 정신 없어서 캔버스만 보고 있었는데, 순간 콰당! 소리가 나서 뒤돌아보니 아기가 완전히 대자로 뻗어 바닥에 널부러져서 자지러지게 울고있었다... 너무 놀라 아기를 덜렁 들어올리고 보니 아기의 입이랑 턱에 피가... 어디에서 피가 나는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입 바깥과 안쪽 둘다 상처가 난 것 같았다. 아마도 소파에 서 있다가 미끄러져서 유리 테이블에 박으며 넘어진 듯 했다. 아기 얼굴에 피를 닦고 있으니 내가 뭔짓을 한건가 싶어 작업실에 간지 한시간 반만에 다시 아기를 안고 버스를 타고 집에 왔다. 집에 와서 아기 몸을 구석 구석 보다보니 입가에 붓기가 가라앉으면서 상처가 보였는데 딱 유리 모서리 자국이었고, 갈비뼈 쪽에도 주욱 그어진 상처 하나가 보였다. 옷이 두꺼워 상처가 나지 않았을거라 생각했는데 그 상처를 보니까 좀 세게 부딪히긴 했구나, 정말 천만 다행이구나 싶었다. 아무튼 나는 너무 속상했는데 애기는 아무렇지 않은 듯 웃으며 잘 놀았다. 마음이 무지 힘들었다. 마포문화재단 공연을 마치고 돌아온 남편은 위경련으로 쓰러졌고, 난 누워서 모기를 13마리째 잡았다. (어디서 이렇게 모기가 나오는거냐.....ㅠㅠ) 그래도 더 크게 다치지 않은 것을 다행이라 생각하며, 내일은 오늘보다 나은 하루, 아프지 않은 하루가 되기를 기도했다.

'Dia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의 몫, 너의 몫  (0) 2021.12.08
전시하는 꿈  (0) 2021.11.10
근황  (0) 2021.10.25
엄마라는 이름  (0) 2021.10.14
인생 17개월 차  (0) 2021.06.23
Posted by goun
Works2021. 11. 9. 09:27

내 작업은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요.......

'Works'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요세산경> 전시 전경  (0) 2022.01.15
<요세산경> 2022년 첫 전시  (0) 2022.01.15
아기와 함께 작업실  (0) 2021.09.11
“여권통문의 날” 기념전 보도자료들  (0) 2021.09.02
“여권통문의 날” 기념전  (0) 2021.09.02
Posted by go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