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xt2025. 7. 11. 00:19

여름의 무게

비닐하우스 안에서 골골거리는 고양이처럼
스물다섯의 내가 옥탑방에 누워있다.
뜨거운 바람만 나오는 선풍기
낡은 장판에 들러붙어 쩍쩍거리는 나의 살들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어두운 동굴같이
뜨거운 망망대해에 떠 있는 작은 돛단배같이
나를 흐느적거리게 만들었던
그곳에서 나는
스스로 불꽃이 되었다가 얼음이 되었다.
화르르 터져버렸다가 녹아버렸다.
놓쳐버렸다가 붙잡았다.
무거웠던 나를 가볍게 만들어준건
시절이라는 여름의 무게

세월이 흘러 민들레 홀씨처럼
뜨거웠던 온기는 다 날아가버리고
바람을 타고 돌아온건
담지 못한 마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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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un